리틀 포레스트 후기

Posted by epsilon+
2018. 5. 18. 19:53 리뷰/영화

리틀포레스트 후기



 

감독: 임순례

출연: 김태리, 류준열, 문소리, 진기주

내 평점: 7/10

네이버평론가평점: 6.36/10


 2018년의 봄이 막 시작될 무렵에 개봉한 영화이다. 2월28일날 첫 상영이 되었다. 개봉시기와 영화의 주제는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학년이 바뀌어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는 학생들, 졸업에 맞추어 새로운 전환점에 선 졸업생, 그리고 자신이 하던 일과 연관이 없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사람들등 모두 이 영화를 본 후 각자 자신의 새로운 시작에 작은 위안을 얻었을 거라 생각한다. 나는 리틀포레스트 원작을 영화로 먼저 본 후 한국판 영화를 보는 거라서 약간의 기대를 갖고 보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원작의 큰 흐름은 보존하면서 한국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문제를 덧붙여 놓은것 같다. 일본 원작의 경우는 시골에 귀향한 소녀의 농촌 생활과 직접 재배한 음식을 요리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한국 리메이크작은 농촌 생활을 하게 된 배경과 맥락에 좀 더 관심을 갖고 만든것 같다. 

취업시장은 점점 작아지고 안정적인 일자리는 줄어들면서 공무원시험을 목표로 젊은이들이 모이는 현상, 그와는 반대로 농촌에서는 일을 할 수 있는 노동력이 줄어들고 있는것, 사회적 약자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의 부재같은 문제까지 한국판 리틀포레스트는 원작에 비해서 조금 더 현실적이고 사회비판적이다. 


 주인공 혜원(김태리)는 임용고시에서 낙방해서 자신이 살던 시골로 돌아오게 된다. 시골로 돌아오게 된 이유는 `배가 고파서`인데 여러의미로 맞는 말인것 같다. 일단 자기주변사람은(심지어 자신의 남친이다.) 시험에 합격했는데 자신은 떨어졌다. 그 시험은 정말 합격하기 어렵다는 임용고시이다. 또 그녀는 실제로도 고단한 삶을 살고있기도 했다. 혜원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는 10-15분정도 화면에 비추는 것이 전부이다. 하지만 그 모습은 한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의 삶이라 그 짧은 설명만으로도 충분히 그녀의 삶이 어떤지를 짐작할 수 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월세와 생활비를 벌기위해 공부하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일하는 데에 쏟아 붓는것 말이다. 쉴 시간도 없이, 이러한 생활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체 오직 시험합격만을 목표로 꾸역꾸역 살아간다. 

 우리나라만큼 남의 눈을 의식하면서 살아가는 사회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내가 남의 눈을 의식하는것 만큼이나 남들도 사회적으로 형성된 암묵적 기준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재단하고 판단하려 한다.(그것은 도덕이나 법과는 거리가 멀다.) 많은 나이에 알바를 하면 그것 하나만으로 그사람이 얼마나 한심한지 말 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결혼, 취업, 그밖에도 일반적이라 여겨지는 기준에서 벗어난 모든것들은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내 일이 아닌것에 마치 내 일인 양 관심을 갖지만 그것은 내 일이 아니니 나와는 상관없다는 식이다. 결국 결론은 내가 남들보다 잘 되야 한다는 것 뿐이고 결과적으로 남는 것은 이기주의뿐이다. 

원치않는 관심과 잣대를 이겨낼 방법은 신경쓰지 말고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일거다. 내가 아닌 남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맞추어 살기 위해서 노력해봤자 남는건 평범한 한 명뿐이다. 리틀포레스트의 주인공이 농사를 직접 지으면서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에 대해서 인정하고 자신만의 속도와 방식을 알아가는 것을 보면서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속도보다 중요한 건 꾸준함과 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